앵커: 김정은 시대 들어 국산화 실현, 즉 북한산 제품을 크게 강조해 온 북한 당국이 실제로는 수입산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최근 강연을 통해 인정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19일“6월 들어 당국이 수입 의존 실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강연을 진행했다”며 “당국이 이런 실태를 공식 인정한 것은 처음”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강연 내용은 근로청년을 대상으로 한 강연 자료인 ‘위대한 청년중시정치를 충심으로 받들어가는 길에서 높이 발휘되고 있는 청년들의 긍정적 소행에 대하여’라는 제강을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됐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주 토요일(14일) 각 부문별 정기 강연회에서 공개된 이 내용은 참석자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줬다”면서 “그동안 자체 생산이라며 자랑하던 제품들이 사실은 수입산에 의존한 것임을 당국이 공식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강연은 항상 총비서의 ‘위대성 교양자료’로 마무리되는데, 지난 2024년 1월 2일 농기계전시장을 참관한 김정은 총비서가 외국산 부품으로 조립된 모내기 기계를 발견했다는 일화를 통해 그의‘탁월한 안목’을 강조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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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이번 강연회를 통해 우리나라의 수입 의존 실태가 분명히 드러났다”며 “강연에서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볼트조차 없어 외국산으로 조립한 농기계 실태를 지적하며 간부들의 요령주의와 형식주의를 비판했다”고 말했습니다.
볼트조차 외국산인 북한산 트렉터, 국산화 가능할까?
소식통은 이에 주민들 사이에선 “볼트조차 생산할 여력이 없는 현실에서 국산화만을 강요하는 당국의 지시가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원수님(김정은)이 참석한 행사조차 가짜 국산 제품들로 꾸며졌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관련자들에겐 아마 엄중한 처벌이 내려졌겠지만, 실상 그들은 국산을 내놓을 다른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한 트랙터를 자국에서 생산한 것처럼 선전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