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농장에 보낸 ‘뜨락또르’ 선물은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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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6일 자 노동신문은 혜산시에서 열린 '뜨락또르(트렉터) 전달 모임'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선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으나 이 뜨락또르는 중국 수입산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4일, 양강도 내의 각 농장들에 뜨락또르를 분배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선물이라며 대대적인 전달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은 4일 “오늘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양강도 혜산예술극장 앞 광장에서 뜨락또르 전달행사가 있었다”면서 “행사에는 기관기업소, 대학, 동 여맹 주민들이 참가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광장에는 꽃으로 장식한 중국산 뜨락또르 약 100대가 4열로 늘어서 있었다”면서 “‘김정은 찬가’ 취주악으로 시작된 행사에는 로동신문사 기자들이 촬영하느라 붐비고 환영대의 앞줄에는 깃발을, 시민들은 꽃송이를 흔들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또 “행사는 도내 간부들의 연설에 이어 농업근로자, 농업대학 학생 등 5명이 나와 결의토론과 맹세문을 낭독하였다”면서 “마지막으로 방송차가 선두에서 출발하고 뒤를 이어 조명을 켠 뜨락또르들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은 “도내 간부들을 통해 이 뜨락또르가 중국에서 수입한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졌으며 이 같은 소식을 행사 참가자 대부분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뜨락또르의 구입은 중앙의 당자금이 아닌 양강도 차원에서 자체로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일부 참가자 사이에 “자력자강을 내세우는 당국이 뜨락또르 하나 제대로 생산하지 못해 외국에서 수입해 들이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농장에 분배된 뜨락또르에 대해 ‘중국 뜨락또르는 겉이 번지르르해도 고장이 잦고 마력도 약하다’며 환영식을 요란하게 해도 정작 농장에서 곧 망가져 얼마 쓰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뜨락또르는 양강도의 모든 농장에 전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을 위해 익명 요청)도 같은 날 “오늘(4일) 뜨락또르 100대 정도가 광장에서 전달됐는데 양강도내의 모든 농장에 전달되기는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양강도에는 혜산시와 삼지연시 외에 10개의 군이 있습니다. 매 군에 평균 11~12개의 농장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각 농장당 1대가 돌아가긴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결국 선전만 요란하다며 “‘올해 알곡고지를 기어이 점령하기 위한 투쟁에 총매진’하겠다던 행사장 토론자들의 맹세가 지켜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뜨락또르 생산공장으로는 대표적으로 금성뜨락또르공장이 있습니다. 1953년 창립해 김일성 주석이 34차례, 김정일 위원장이 10차례, 김정은 총비서도 2차례 방문한 북한 자력갱생의 상징으로 선전해 왔습니다. 또 식량생산증진을 최대의 목표로 내세운 이후 농업분야 행사에는 뜨락또르가 일종의 하사품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과거 한때 뜨락또르를 생산하였는데 현재는 공장이 다 망가져 부품을 수입해 공장에서 조립은 할 수 있으나 생산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