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중석: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북한의 현실과 생생한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내용입니다.
- '전국의 원림화, 수림화'를 지시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양강도 백암군에 1만 정보의 '새 땅찾기'를 새롭게 지시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김정은, 백암군에 '새땅찾기' 지시
오중석: 문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오중석: 얼마 전 문 기자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양강도에 스키장 건설과 함께 '새땅찾기'를 지시했다"고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김정은이 지시한 양강도 '새땅찾기'는 무엇이고 왜 그런 지시를 내렸는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자세한 설명 좀 부탁합니다.
문성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양강도 삼지연군 베개봉 일대에 꾸려진 '백두산 체육촌'에 새로운 스키장을 건설할 데 대해 지시했다는 소식은 12월 10일,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이미 보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스키장건설에 필요한 인력을 채 모집하지 못했는데 또 다시 양강도 백암군에 1만 정보의 새 땅을 찾을 데 대한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왔다고 합니다.
오중석: 네, 그런데 북한 소식을 접하다 보면 '새땅찾기'라는 말이 가끔 나오는데 도대체 '새땅찾기'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문성휘: 네, '새땅찾기'는 북한의 '4대 자연개조사업' 중의 하나입니다. 북한은 1981년 10월 노동당 제6기 4차 전원회의에서 서해갑문 건설, 태천발전소 건설, 30만정보 간석지 개간, 20만정보 '새땅찾기'를 '4대 자연개조사업' 사업으로 정했습니다.
'간석지 개간'과 '새땅찾기' 사업을 통해 전체 경지면적을 18% 더 늘인다는 건데요. 완성기간은 1989년까지로 정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새땅찾기'와 '간석지 개간사업'을 1989년에서 1993년까지로 4년간 연장했습니다.
그렇게 연장했음에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설정이고요. 양강도 백암군에는 이미 유평, 옥천노동자구 일대에 1만 정보의 땅을 개관해 만든 농장이 있습니다.
농장이름도 '새땅찾기'를 결정한 노동당 제6기 4차 전원회의 날짜에 맞춰 '10월 18일 종합농장'이라고 지었는데요. '10월 18일 종합농장'은 양강도 대홍단군 종합농장처럼 주로 감자와 밀을 심는 농장입니다.
김정은의 의도는 양강도 대홍단군처럼 백암군도 땅을 늘려 대규모의 감자밭을 조성한다는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깐 백암군에 건설된 '10월 18일 종합농장'을 현재 1만 정보에서 모두 2만정보로 늘이라는 게 새로 내려온 김정은 지시의 내용이라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오중석: 네, 대략 계산해보면 북한의 1만 정보는 한국의 면적단위로 하면 약 1만ha, 그러니까 여의도 면적 8.4㎢의 12배 정도가 되는 땅입니다. 한마디로 그렇게 넓은 산림을 개간해서 밭을 만들라는 게 김정은의 지시라는 얘기죠?
문성휘: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양강도 백암군에 면적 1만 정보의 '10월 18일 종합농장'을 건설하는데 소요된 기간은 1987년부터 1992년까지 6년입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새로운 1만 정보의 땅을 개관하라는 날짜는 내년 10월 10일까지입니다.
오중석: 1980년대라면 북한주민들의 생활이 지금보다는 비교적 괜찮았다고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요? 그런 때에도 6년이나 걸려 건설한 1만 정보의 땅을 앞으로 10개월 동안에 완성해 내라,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문성휘: 일단 북한 현지 소식통들은 자신들도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청천강 계단식발전소 건설을 비롯해 세포등판 개관, 고산과수농장 건설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건설공사를 펼쳐놓고 있습니다.
아직 '마식령 스키장' 2단계 건설계획도 있지만 북한은 노력과 자금이 없어 손도 못 대고 있는 실정이고요. 최근 우리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도한 것처럼 '백두산 체육촌' 스키장 건설도 인력이 부족해 대부분 군인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렇게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백암군에 1만 정보의 새 땅을 개관할 노력은 어디에서 충당한다는 겁니까?
문성휘: 네, 우선은 이러한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전국의 농민들을 대거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겨울동안은 농휴기(농한기)이기 때문에 거름생산을 제외하면 농민들이 할 일이 거의 없는데요.
북한 당국은 젊은 농민들을 모두 동원해 내년 4월 초까지 기초적인 산림 개관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1만 정보의 밭 개관을 위해 나무와 나무뿌리를 제거하는 게 올겨울 1차적인 목표라는데요.
북한은 1만 정보의 새 땅을 개관하면서 베어낸 통나무를 여러 건설장들에 보내고 나무뿌리와 아지 같은 부산물들은 주변 학교들과 병원들에 겨울용 땔감으로 보내 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문제는 1만 정보의 땅을 개관한다고 해도 그 넓은 면적을 경작할 인원입니다. 북한은 1992년까지 새 땅을 개관해 백암군에 '10월 18일 종합농장'을 건설했지만 2010년까지 농작물 생산량이 정말 보잘 것 없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 8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제대군인 500명을 '10월 18일 종합농장'에 보내주었습니다.
김정은 정권도 '10월 18일 종합농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2012년 5월에 군복무를 마친 병사 1천명을 제대시켜 이곳 농장에 배치했고 무직자들과 '혁명화 대상' 가족들을 집중적으로 이곳 농장에 보내 부족한 노력을 보충하도록 했습니다.
오중석: 네, 그러지 않아도 노력이 부족해 경작지로써 제구실을 못했다는 '10월 18일 종합농장'이 새로 1만 정보의 산림을 개관해 밭으로 만들게 되면 그건 또 누가 관리한다는 건가요?
문성휘: 네, 그래서 지금 내년도 제대를 앞둔 북한 군인들이 난리도 아니라고 합니다. 고산과수농장을 비롯해 세포등판, 백암군 '10월 18일 종합농장'을 관리할 노력은 앞으로 제대될 군인들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인데요.
북한 군인들속에서도 "내년도는 일체 '개별제대'가 없고 '무리제대'만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해 제대를 앞둔 군인들은 참담한 심정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군 기강도 많이 해이될 것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주장이고요.
그리고 북한은 항상 비료가 부족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해마다 겨울철이면 주민들을 거름생산에 총동원시키고 있는데요. 올해는 농민들을 백암군 1만 정보 산림개관에 내 몰면서 거름생산량이 많이 줄어 '내년 농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고 현지 소식통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그런데 문 기자, 지금 북한이 '온 나라 원림화, 산림화'라는 걸 많이 강조하고 있지 않습니까? 한쪽으로는 나무를 심자고 하면서 다른 한쪽으론 이렇게 산림을 마구 훼손하는 행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문성휘: 네, 앞으로 이에 대해서 언급할 기회가 있을 텐데요. 북한은 현재 김정은 업적 만들기가 너무도 시급하다고 합니다. 오는 12월 17일은 김정일 사망 3년 상을 치루는 날인데 북한은 이러한 행사도 크게 못 치를 만큼 다급하다는 거고요.
전반적으로 북한이 김정은 치적 쌓기에만 집중하다 보니 정책적인 연속성이라든지, 일관성을 상실했다는 게 현지 소식통들의 이야기이고요. 당장 김정은이 설계했다는 무엇인가를 내놓아야 한다는 게 북한당국이 조급함을 보이는 이유라고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대동강종합과수농장, 고산과수농장, 그리고 세포등판 개관, 마식령스키장과 이번 백암군 1만 정보 '새땅찾기'까지 김정은이 벌려 놓았다는 건설 사업이 전부 산림을 파괴하는 행위들입니다. 이런 식으로 산림을 파괴하다가는 가뜩이나 헐벗은 북한의 산들이 어떻게 변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 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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