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우크라에 생포된 파병 북한군, 부상 악화로 사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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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1명을 생포했다는 우크라이나 매체의 보도와 관련해, 이는 사실이지만, 해당 병사가 부상이 심해져 사망했다는 점을 우방국과 정보 공유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27일 오전 “우방국 정보기관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부상을 입은 북한군 1명이 생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국정원은 이날 오후 “전날 생포됐던 북한군 1명의 부상이 심해져 조금 전 사망했음을 확인했다”고 추가로 밝혔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의 생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 밀리타르니는 현지시간 26일 우크라이나계 비공개 텔레그램 '와르샬'에 올라온 북한군 포로로 추정되는 사진을 입수해 공개하며, "우크라이나 특수부대(SSO)가 쿠르스크에서 적 파괴 작전을 수행했고 북한 병사 1명을 생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밀리타르니는 또 “지난 14일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전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포로로 잡힌 북한 병사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23일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위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다음 달, 이르면 이번 달, 파병된 북한군 일부가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하거나 포로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대영 전문위원의 말입니다.

[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위원] 저는 빠르면 이번 달 아니면 다음 달 정도면 포로가 생길 것 같은데, 포로가 나오거나 아니면 투항한다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국정원은 지난 19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하던 북한군 가운데 최소 100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다쳤다”고 보고했습니다.

러시아가 해당 지역에서 북한군을 전선을 뚫는 임무를 부여받은 부대, 이른바 전선 돌격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국정원의 분석입니다.

지난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3,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더 많은 사상자 추정치를 내놓았습니다.

전쟁이 진행될수록 추가 북한군 사상자와 함께 생포되는 북한군이 생겨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향후 북한군 포로의 한국행이 가능할지 여부 등이 관심을 모읍니다.

23일 한국 내 사단법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 김유니크 조사분석원은 “헌법에 따르면 북한군 포로는 한국 국적을 가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정부와 협의를 통해 북한군 포로에게 한국으로의 송환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국정원도 국회 정보위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군 포로가 귀순을 요청할 경우 “국제법적, 국내법적으로 한국이 당연히 받아주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월 30일 한국 KBS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향후 북한과 포로 교환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습니다.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는 전쟁 당사국 간 적대행위가 끝날 경우 포로를 ‘자동 송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제네바 협약 등 국제법이 우선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있습니다. 26일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의 말입니다.

[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물론 러시아군에 배속되어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북한군이고 북한이 파견한 해외 파병군이죠. 포로는 제네바 협약에 의하면 전쟁이 끝나면 본국 송환이 원칙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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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리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17일 공개한 영상. 젤렌스키 대통령은 드론에게 공격당하는 북한군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X

북한군 포로가 생길 경우 한국 정부가 향후 포로 심문 등에 참여할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0월 국정원,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에 보내, 우크라이나와 북한군 심문 등 협력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국정원은 또 10월 29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이 포로로 잡히거나 투항할 경우, 언어 소통을 담당할 한국 요원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의원 질의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