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에 억류된 지 4,000일을 맞이했습니다. 김 선교사는 북한에 강제 구금된 한국인 6명 가운데 최장기 억류자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김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씨는 동생의 생환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지난 2013년 10월 중국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 현재까지 구금 중입니다. 김 선교사 이후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탈북민 출신의 한국인 3명도 차례로 북한 당국에 의해 체포돼 현재까지 생사확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북한에 강제구금 중인 6인 가운데 최장기 억류자입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선교활동 및 대북지원 사업을 벌이다가 체포돼 북한 당국으로부터 국가전복음모죄와 반국가선전선동죄 등의 혐의를 받고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20일이면 김 선교사가 억류된 지 4,000일을 맞게 됩니다.
김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씨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동생이 없는 명절을 10년 이상 보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김정삼 씨 :어제 저녁 한 식당에서 식사하는데, 그 식당에 어떤 글귀가 있었습니다. 달을 볼 때 '달 색깔'이 아무리 좋아도 가족들 얼굴을 마주보며 웃는 색깔만큼 되겠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형제 간에 벌어져 있으니까 만나지 못하고 생사도 확인 못하고… 북한에서도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좀 열렸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씨는 한국의 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과 함께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제79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뉴욕과 워싱턴 등을 방문합니다. 국제사회에 한국인 억류자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한 관심과 협조를 재차 요청할 계획입니다.
김 씨는 “동생이 억류된 지 10년 이상이 됐으니 석방하고 송환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미국에 가서도 이런 차원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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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도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를 계기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 환기 활동을 벌일 예정입니다.
19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3일부터 28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합니다.
조 장관은 유엔 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토의, 평화구축위원회 장관급 회의 등 주요 회의에 참석합니다. 또한 북한 인권과 관련한 메시지도 지속적으로 발신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재웅 한국 외교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이재웅 한국 외교부 대변인 :조 장관은 각 계기마다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당부하는 한편,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와 단합된 대북 메시지 발신을 위해 개최되는 북한 인권 부대행사에도 참석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인 ‘자의적 구금 실무그룹’(WGAD) 대표단이 내년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WGAD는 북한이 억류 중인 한국인 6인과 관련된 사안과 같이 부당한 구금 사건에 대한 진정을 접수하고 관련 조사를 벌이는 유엔 인권위 산하 실무 기구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WGAD의 방한과 관련, 자유아시아방송에 “2025년 하반기 방한은 WGAD가 한국 정부의 상시 초청에 기반해 한국 방문을 희망함에 따라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08년 WGAD를 비롯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주제별 특별절차에 대한 ‘상시 초청’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유엔의 특별절차는 특정 주제나 이슈에 대한 주제별 특별절차 실무기구 46개와 특정국가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가별 특별절차 실무기구 14개로 구분됩니다.
유엔 회원국들은 모든 주제별 특별절차의 국가 방문을 수용하겠다는 ‘상시 초청’을 선언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WGAD가 내년 하반기 한국을 방문하게 됩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