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양강도 당국이 지난 13, 14일에 갑자기 쏟아진 폭우 피해로 인한 산림복구에 혜산시 주민들을 동원하면서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장마당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일부 지방 당국이 최근 내린 비 피해로 인한 산림복구에 주민들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이유로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장마당 운영마저 중단시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혜산시에는 혜산장마당, 위연장마당, 춘동장마당과 검산장마당 등 4개의 대형 장마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5일 “내일(16일) 도당의 지시에 따라 주민들이 모두 산림복구에 나서야 한다”면서 “작년에 나무를 심은 검산다락이 이번 비에 무너져 내려 장마당을 하루 세우고(중단하고) 복구한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다락은 경사가 급한 산지에 층계형태로 돌담을 쌓아 만든 평지를 가리키는데 이렇게 조성한 밭은 다락밭으로 불립니다.
소식통은 “지난해에 혜산시에서는 중앙의 산림조성 지시에 따라 주민들이 총동원되어 검산일대에 숱한 나무를 심었다”면서 “비탈진 산에 돌과 바위로 계단식 다락을 쌓아가며 나무를 심었는데 요즘 장마비에 무너져 총동원령이 내려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그런데 도당에서 산림복구에 나서야 한다면서 시안의 모든 장마당 운영을 중단시켰다”면서 “내일 일요일 하루만 장마당을 중단한다고 하지만 매일 장마당 장사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주민들의 생계에는 큰 타격이 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또 “산림복구 지시를 접한 일부 주민들은 ‘당장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판에 산림복구가 다 뭐냐’며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면서 “산림복구를 구실로 주민들의 생계활동마저 제한하고 나선 당국의 무자비한 지시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약 개인사정으로 산림복구 동원에서 빠지려면 1인당 점심식사(도시락)를 준비하고 현금 1만원(1.2달러)을 내야 대리노력을 쓸 수 있다고 포치했다”면서 “이렇게 강제동원을 밥먹듯 하는 당의 지시는 생계를 위협하는 반인민적 정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6일 “오늘 도당의 지시로 혜산시의 모든 기관, 기업소, 인민반에서 산림복구 동원에 나섰다”면서 “당에서 산림복구 동원령과 함께 장마당을 하루 휴장하도록 조치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에 중앙의 산림조성방침에 따라 혜산시 주민들은 총동원되어 나무심기에 나섰으나 이번 장마비에 돌담이 형체가 없이 무너져 내렸다”면서 “그러자 도당위원회는 혜산시 주민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려 산림을 원상복구 할 것을 지시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작년에 나무를 심은 검산은 워낙 산비탈이 강하고 사람이 발붙이기가 어려운 지형이었다”면서 “비탈진 경사면에 전부 계단식으로 돌담을 쌓고 나무를 심으며 대대적인 공사를 벌였는데 요즘 큰 비가 내리자 돌담이 전부 허물어 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그런데 당에서 산림복구지시를 내리는 동시에 주민들을 동원시키기 위해 시안의 장마당을 전부 휴장시켰다”면서 “각 기관 기업소, 인민반 주민들이 모두 삽과 곡괭이, 바께쯔를 들고 파괴된 산림복구에 나서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장마당을 중단하면 한 끼 벌이로 살아가던 주민들은 대부분 하루 굶게 된다”면서 “이런 실정을 뻔히 알면서 주민생계를 외면한 채 산림복구를 내밀고 있는 당국의 처사에 주민들은 ‘인민을 위한 정책은 어디 있냐’고 묻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혜산, 청진, 신의주 등 시내 장마당은 열흘에 한번 열리는 농촌지역의 농민시장과 달리 국가적 명절이나 특별한 당국의 지시가 없는 한 주간(7일)에 계속 열리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