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서해상에 방사포 10여 발 발사

앵커: 북한이 서해상으로 방사포 10여 발을 발사했습니다. 한미일 공군이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한 지 하루만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19일 오전 서해상으로 방사포 10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군 관계자는 “오전 10시쯤 평양 인근 순안 일대에서 북서 방향으로 방사포 10여 발이 발사된 것을 확인했다”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서해를 향해 발사된 방사포는 수십 km를 날아간 것으로 전해졌고, 2백40mm 방사포를 활용한 사격훈련 일환으로 추정됩니다.

2백40mm 방사포는 한국 군 전선 부대와 수도권을 겨냥하는 장사정포로, 지난해 북한은 유도 기능을 적용한 신형 2백40mm 조종방사포탄 시험사격 사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초에는 6백mm 초대형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을 섞어서 발사하는 합동타격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8일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달 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는 잘 아시다시피 초대형방사포라든지 이스칸데르형 등의 종류들이 있습니다. 그런 몇 가지 종류를 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 군은 “현 안보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 하에 다양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떤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북한 방사포 발사는 전날 한미일 3국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한 다음날 이뤄졌습니다.

미 공군 F-16과 한국 공군 F-15K,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 등이 참여한 이 훈련은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3국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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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군 당국은 18일부터 이틀에 걸쳐 새 정부 들어 첫 남북 접경지역 포사격 훈련도 실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 북러 신조약 1주년에 “엄중한 우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북러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1년을 맞아 “조약을 근거로 북한 군 대러시아 파병 등을 포함한 불법 협력을 정당화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는데 엄중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지난 17일 만나 "두 나라 간 조약의 범위 내에서 협조할 내용을 확정하고 관련 계획을 수락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2025.6.18
김정은, 쇼이구 러 국가안보회의 서기 접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지난 17일 만나 "두 나라 간 조약의 범위 내에서 협조할 내용을 확정하고 관련 계획을 수락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8일 보도했다. 2025.6.18 (연합)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북러가 불법적 군사 협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북러 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국제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한반도 및 전 세계 평화·안보에 위해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해결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이런 노력에 호응하고 러시아가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대러시아 추가 파병 관련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민심 이반을 우려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시아가 북한 군 추가 파병 규모까지 구체적으로 밝힌 데 대해,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반대급부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러시아가 직접 북한 측 기여를 공개하도록 해 대가 지급을 압박했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됩니다.

다만 북한이 내부적으로 민심 이반 가능성을 의식해 추가 파병 자체를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했습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지난 17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만난 뒤 러시아 언론에 북한이 추가로 공병과 군사 건설인력 등 6천 명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공개했지만, 북한은 이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중국으로 노동자를 파견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추가 파병을 계기로 대러시아 노동자 파견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 여기에는 경제적 목적 외에 러시아의 대북 의존도를 키워 동맹관계를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적 판단도 깔려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