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조선관광’ 책자로 중국서 관광지 홍보

앵커: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북한관광 홍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조선관광’ 책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영어와 중국어로도 발간됐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국제관광사업이 국가적 중점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북한 국가우표발행국이 ‘조선관광’이란 제목의 안내 책자를 발행해 중국에서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심양시의 한 현지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15일 “베이징에 있는 지인이 ‘조선관광’이라는 책자를 보내주었다”면서 “지난해 12월 발행되어 현재 중국에서 판매 중인 책자는 조선 관광지 홍보물”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52쪽에 달하는 책자는 중문과 조문(조선어), 영문과 조문으로 발행되어 10개 북한 관광명소를 소개하고 있다”면서 “차례(목록)의 1부터 10까지 관광지가 나열되어 있고 각 장마다 관광지의 화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사진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책자에 소개된 관광지는 평양과 백두산, 금강산, 마식령 스키장, 묘향산, 칠보산, 개성, 남포, 마전해수욕장, 양덕온천문화 휴양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의 관광지보다 폐쇄된 국가, ‘북한’에 대한 호기심 커

이어 “코로나사태 이전에는 북한이 외국인 관광 산업을 위해 중국인 관광객을 대대적으로 유치했다”면서 “그 당시 북한 관광에 나섰던 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전기와 물이 끊기는 등 북한현지의 열악한 상황을 겪으며 불편함을 호소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관광이 중국에 비하면 보잘 것 없지만 국제적으로 철저하게 봉쇄된 나라여서 호기심에 관광에 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다”면서 “하지만 한 번 북한을 다녀온 후에 다시 가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2024년 12월 발간된 ‘조선관광’ 책자의 내지
2024년 12월 발간된 ‘조선관광’ 책자의 내지 2024년 12월 발간된 ‘조선관광’ 책자의 내지. (RFA-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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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길림성 연길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6일 “최근(6월 초) 베이징에 갔다가 ‘조선관광’ 책자를 보았다”면서 “평양과 지방의 국제 관광지를 소개하는 책”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평양시의 관광명소로는 우선 김일성 생가와 천리마 동상, 개선문과 새로 건설한 송화거리, 화성거리, 보통강 강안다락식 주택구, 전위거리 야경이 소개되었다”면서 “뒷면에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과 동명왕릉, 중앙동물원, 문수 물놀이장, 평양지하철도와 백두산 등 지방의 관광명소들을 나열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 “이 책자는 관광지를 안내하기 보다 주로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홍보물처럼 보인다”면서 “실제로 북한을 관광하는 외국인들에게 김일성의 생가나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밀영 고향집’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특히 관광안내책자에서 금강산은 경치가 수려한 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아 적막감마저 자아내고 있다”면서 “안내책자를 보면 북한 주민들은 이용하지 못하고 외국인 관광객만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짐작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국제관광은 순전히 당국의 외화벌이 창구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외국 관광을 꿈도 꿀 수 없지만 자국의 관광지도 제대로 방문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