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종석 한국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간첩죄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남북 군사합의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7일 한국 국회에 인사청문 서면질의 답변을 제출한 이종석 한국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이 후보자는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한국 형법 제98조 ‘간첩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행법상 적국 외에 외국을 위해 감행한 간첩 행위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법령 정비가 시급하다는 것입니다.
이 후보자는 “특히 국가기밀 외국 유출 등 안보에 대한 위해 행위를 적발하고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현 실태는 국가안보에 큰 위협을 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법률에 대한 제정, 개정안이 발의돼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 만큼 향후 입법 과정에서 국정원의 의견을 개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남북관계에 대해선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포해 남북 간 대결 상황을 기정사실화하고 영구 분단 의지를 드러내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하면서 무력충돌 위험성도 높아진 만큼, 대화를 통한 상호 불신 완화 및 긴장 해소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이 한국 군의 확성기 대북방송 중단에 맞춰 신속하게 대남 소음방송을 멈춘 것은 최근 남측을 향한 강경한 태도를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후속 행보를 예의주시하면서 대화·소통 재개를 위한 노력을 배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군 당국에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지시했고, 북한도 이에 호응해 대남 소음방송을 멈췄습니다. 지난 12일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 12일)] 현재 (소음방송이) 청취되고 있는 지역은 없습니다. 그러나 11일 야간, 밤늦은 시간에 방송이 중지된 것이고 12일 새벽과 아침에 없었던 것은 확실하나, 오후에도 없을지 여부 등은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후보자는 향후 필요한 남북 긴장 완화 방안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이 가장 바람직하다”면서도 “복원이 어려울 경우 그에 준하는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동향에 대해선 “표면적으로 김주애가 후계 수업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아직 공식 후계자 내정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북한이 진수식에서 좌초된 신형 구축함을 다시 진수한 것과 관련해선 “외형상 복원이 미흡한 부분이 식별된 데다 내부 파손도 있을 것으로 보여 수리가 완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해군 지휘부 인사 변동이 포착돼 경질 배경을 비롯한 ‘총살설’ 진위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언론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진수식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함대사령관과 정치위원 등 고위 간부 10명 정도가 총살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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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주석에 대해서는 “현재 북한 주민들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과 한국전쟁 남침 장본인이라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비민주적 유일 지배체제와 사상은 비판적으로 보되 과거 항일 빨치산 운동을 한 사실은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또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의 핵심 요소로 전면 철수에는 반대한다고 밝히는 한편, 한국 군사주권 및 독자 방위역량 확보를 위해 전시작전권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미일 공군, 이재명 정부 첫 연합 공중훈련
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 공군은 이날 한국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합 공중훈련에 나섰습니다.

한국 공군에 따르면 훈련은 이날 오전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실시됐고, 미국 공군 F-16 6대와 한국 공군 F-15K 2대,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 2대 등이 참가했습니다.
공군은 이번 훈련이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앞으로도 공군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미일 3자 훈련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