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 대남소음방송 청취 지역 없어…동향 예의주시”

앵커: 한국 군 당국이 지난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제적으로 중지한 가운데 북한도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2일 “오늘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이 청취된 지역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은 지난 11일 오후 11시 이후에도 계속됐으나 12일 자정 이후부터는 남북 접경 전역에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북한의 대남방송은 전선의 지역별로 그 내용과 시간대가 각각 다르게 이뤄져 왔는데, 이번에는 대남방송 자체가 청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12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 중단 조치가 계속 이어질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알려드린 대로 현재 청취되고 있는 지역은 없습니다. 그러나 어제 야간, 밤늦은 시간에 정지가 되었고 또 오늘 새벽이나 아침에 없는 것은 확실하나, 오후에도 없을지, 또 그런 것들은 계속 저희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어 이성준 실장은 대북방송과 관련해 융통성 있게 실시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대북방송이 중지됐기 때문에 관련 작전을 할 준비는 하고 있다는 입장을 덧붙였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의 대남 소음 방송 중지 조치에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조치에 대한 북한의 호응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들이게 됐다”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상호 신뢰 회복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북인권단체 “대북확성기 방송 중지 지시는 반인권적”

반면 사단법인 북한인권과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올바른북한인권법과통일을위한시민모임(올인모) 등 북한인권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의 알권리를 외면했다며 대북방송 중지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단체들은 이날 내놓은 성명을 통해 “대북확성기 방송은 단순한 심리전 수행이 아니라 전선에서 대치 중인 북한군 청년들에게 자유 세계의 정보를 전달하고 그들의 정보접근권을 신장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북한의 아무런 상응조치 없이 한국 군이 먼저 방송을 멈추도록 지시한 것은 반인권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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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유감 표명과 중단 요청, 대북 확성기 방송 중지 등의 조치를 연이어 취한 가운데 조만간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후보시절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공약한 바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국무회의 입장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이에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관계 발전법의 효력정지와 그 정지를 다시 복원하는 절차가 동일하게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남북 군사합의를 언제든지 복원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육지와 해상, 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남북 간 적대행위를 중단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남북 접경지 사격훈련을 비롯해 다양한 훈련들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다만 한국 군의 해병대 서북도서 해상 사격 등 이달 예정된 훈련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전하규 한국 국방부 대변인] 현재 어떤 지침이 있었는지 물어보셨는데 그런 건 없고요. 훈련이 이번달에도 계획된 것이 있는데, 그 계획에 현재 변동은 없습니다.

통일부 “표류 북 어민 4명 귀환의사 확인”

한편 한국 통일부는 지난달 27일 동해상에서 표류하다가 구조된 북한 어민 4명의 귀환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조속하고 안전하게 송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들 4명의 북한 어민과 함께 지난 3월 7일 서해에서 표류하다가 구조된 북한 남성 2명까지 모두 6명의 북한 주민 송환을 위한 대북접촉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2023년 4월 7일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한 연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정기적으로 북한과의 군 통신선을 확인하고 있지만 북한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