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대선 보도에 “대남 메시지 지켜볼 것”

앵커: 북한이 한국 대선 결과를 이튿날에야 짧게 보도한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는 향후 내놓는 대남 메시지를 지켜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 당선 다음 날인 5일 관영매체를 통해 관련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대통령 선거에서 이 대통령이 당선됐다고 논평 없이 짧게 보도했습니다.

그 동안 북한은 윤석열 전 한국 대통령 파면 뒤 이어진 대선 국면에서 그 소식을 전혀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과거에 해온 한국 대선 및 대통령 당선 보도와 거의 유사한 내용으로 보도한 것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대남 메시지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어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기 때문에 향후 남북관계 공약 중심으로 정부 내에서 심도 있는 검토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1일 진수식 도중 넘어져 좌초한 북한 5천톤 급 구축함 동향과 관련해선 “위성 사진을 통해서 넘어진 구축함을 바로 세운 것을 확인했다”면서 “정상 복원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이날 “청진항에 기울어져 있던 북한 함정이 세워진 것을 금주 초 확인했다”며 배수 등 추가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일부 추가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함정이 물에 잠겼었기 때문에 아마도 물을 배출하는 작업을 할 것이고 이어서 김정은이 지적한 사항들을 바로잡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미 정보당국은 청진항 주변과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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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사고 구축함’ 똑바로 세워져”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구축함은 지난 2일 세워졌고, 한국 군은 당일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며 “주로 크레인과 다른 선박을 동원해 세운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선박을 세우는 데 풍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사용됐다는 분석에 대해선, 크레인 등을 활용해 세운 것이며 풍선의 부력이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미약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6월 안에 복구를 마치라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지시가 이행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선체 훼손 및 변형 여부에 따라 수리 내용과 기간이 달라질 수 있고, 앞으로 이 함정을 활용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일 사고 발생 이래 처음으로 해당 선박이 똑바로 서 있는 모습이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군, 동해 표류 북 주민 4명 구조

이런 가운데 북한 주민이 탄 목선이 지난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표류하다가 한국 군에 구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지난 2023년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와 속초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된 가운데 군 당국이 소형 목선을 양양군 기사문항으로 예인하고 있다. 2023.10.24
예인되는 북한 소형 목선 북한 주민 4명이 지난 2023년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와 속초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된 가운데 군 당국이 소형 목선을 양양군 기사문항으로 예인하고 있다. 2023.10.24 (연합)

군 관계자는 이날 “지난달 27일 오전 강원 고성 동쪽 1백여km 해역 NLL 이남에서 북한 소형 목선 1척을 식별해 해경과 공조해 조치했다”며 “탑승했던 인원 4명은 관계기관에 인계했다”고 말했습니다.

탑승 인원 모두 북측으로 송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통일부는 “이들에 대해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돌아가길 원한다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조속하고 안전한 송환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은 지난 3월 7일에도 서해 NLL을 넘어 표류하던 목선에서 북한 주민 2명을 구조한 바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유엔군사령부와 북한 군 간 직통전화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한 측이 답변을 하지 않아 3개월 동안 송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010년 이후 북한으로 돌아간 사례 47건에 따르면 빠르면 당일, 길어도 한 달 남짓 뒤에는 송환이 이뤄져 왔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한 이후엔 북한은 한국과의 소통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