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올해 마지막 군 입대 환송 모임이 매우 초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최근 구축함 진수 사고 영향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올해 마지막 초모(군 입대) 환송 모임이 5월 말, 초라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고 복수의 양강도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양강도 교육 부문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지난달 30일 “올해의 마지막 초모생들을 환송하는 모임이 오늘(30일) 오후 5시 혜산역에서 진행되었다”며 “혜산시 학생소년회관 소속 청소년예술선전대와 가족들이 초모생들을 환송했다”고 전했습니다.
“초모생들은 오후 5시 20분에 출발하는 혜산-평양행 제2 열차를 타고 배치 받은 부대를 향해 출발했다”며 “열차에 오르고 내리는 손님이 없어 역전이 텅 비어 있어서 초모생 환송 모임이 더욱 초라해 보였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은 농촌 동원 기간이어서 가뜩이나 여행증명서 발급이 어려웠는데 청진조선소에서 있은 구축함 진수 사고로 여행증명서 발급이 아예 중단되어 버렸다”며 “열차는 손님이 없어 텅 빈 방통을 달고 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구축함 진수 사고 이후 중앙의 지시로 당, 행정, 사법기관과 모든 군부대가 사상 투쟁과 정치사상학습에 몰두하고 있다”며 “여기다 지난 보름간 장마당 물가도 크게 올라 사회 분위기가 매우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분위기가 위축되다 보니 초모생 환송 모임도 제대로 조직하지 못했다”면서 “혜산학생소년회관 청소년예술선전대에는 34명의 기악조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 중 절반도 안되는 14명만 나팔과 북, 꽹과리를 들고 환송 모임에 참가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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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1일 “원래 초모생 모집은 2월초에 시작돼 6월말에 끝났는데 올해는 다른 해보다 한달 앞당긴 5월말에 끝을 맺었다”며 “러시아 파병으로 병력수가 모자라 초모생 모집을 앞당겼다는 것이 널리 확산된 이야기”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5월 18일에 있었던 5차 환송 모임까지는 여맹원들과 학생들이 동원돼 초모생들과 가족들이 훈훈한 마음으로 서로 인사를 나눴다”며 “그런데 정작 제일 크게 치뤄져야 할 올해의 마지막 초모 환송 모임은 처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맹원과 학생들은 전혀 동원되지 않아
“여맹원들과 학생들은 한 명도 동원되지 않았고, 청소년예술선전대원 몇 명이 나팔을 들고 나온 것이 환송 모임의 전부였다”며 “구축함 진수 사고 여파로 변변한 행사 하나 치르지 못할 상황이 됐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사회가 이렇게 혼란에 빠진 것은 구축함 사고 이후 간부들을 처벌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들 때문”이라며 “이런 시기에 부대 배치를 받아 떠나게 된 초모생들은 제대로 된 대접도, 환영 인사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