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일부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되는 위생지(화장지)가 질병의 완쾌를 기원하는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주민들의 병문안 선물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이 추진하는 ‘지방발전 20×10 정책’ 에 따라 지난 2월 준공된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된 생필품이 상점과 시장으로 유통되는 가운데, 톱밥과 볏짚으로 생산한 위생지가 주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2월 준공된 숙천군 지방공업공장에서 만든 위생지가 주민들 속에서 ‘하얀 휴지’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낡은 책이나 학습장을 찢어 휴지로 사용해 온 주민들은 톱밥으로 만든 하얀 퉁구리 위생지가 휴지 상품이라는 게 신기하다는 듯 본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숙천군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되어 국영상점에서 판매되는 위생지 낱개 가격은 품질에 따라 1,500~3,000원(미화 0.05~0.11달러)으로 알려졌습니다. 6월 현재 평안남도 시장 환율은 1달러에 2만7천원~2만8천원으로 상승세에 들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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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위생지를 쓰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 주민들은 병원에 입원한 가족이나 가까운사람의 병문안 갈 때 두 세 개 사가지고 간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얀 위생지는 물에 잘 풀리는 종이여서 질병이 위생지처럼 물에 풀려 나가 듯 빨리 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병문안 선물로 주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병원에서 면회 선물로 위생지를 받은 환자들은 변소 갈 때나 병원 복도를 걸을 때 위생지를 조금 뜯어 손에 들고 다니며 은근히 자랑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이사 집에도 위생지 선물…‘액운 쫒고 잘 살라’는 의미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2일 “지난 2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염주군 지방공업공장에서 생산한 고추장과 청량음료 등이 상점으로 유통되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중 볏짚으로 만든 위생지가 농민들 속에서 새로운 문명으로 뜨고 있다”며 “이들은 하얀 위생지를 휴지로 써도 되냐는 반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위생지 낱개 가격이 올감자 1킬로 가격과 비슷해 농민들은 위생지를 사서 쓰지 못한다”며 “환자 병문안 갈 때 위생지를 산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위생지는 환자의 질병이 빨리 낫기를 기원하는 정성이 깃든 선물이라는 인식 이 퍼지면서 병문안 상품으로 뜨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하얀 위생지를 휴지로 쓰면 부의 상징으로 인식되면서 신혼부부의 집을 찾아갈 때도 위생지를 주면 잘 살라는 선물로 인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