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국내산 제품을 적극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품질이 낮아 외면 받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 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일 “최근 들어 당에서 ‘자강력 제일주의를 높이 들자’면서 자체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하여 제품을 생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자기의 것에 대한 믿음과 애착,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국내산 제품을 이용하라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 사회적으로 자립적 경제 발전관을 가지고 국내산 제품을 생산할 데 대한 지시에 따라 각 도의 공장들에서 국내산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원료와 자재, 설비, 기술부족으로 인해 생산품의 품질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샘물공장의 하루 생산량이 50t인데 정작 샘물을 담을 비닐 용기가 없어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병이 없어 생수를 못 마신다’며, 기본적인 생활용품조차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 자립적 경제발전을 강조하면서 자체의 기술력과 경제적 잠재력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하지만 전기도, 자재도, 기술도 부족한 조건에서 현실성이 낮은 얘기”라면서 “발전된 나라의 것을 쓰는 것이 왜 문제가 되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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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요즘 당에서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를 자체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해 풀어나가는 기풍을 확립할 것을 요구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에서 자력갱생하는 길만이 사회주의 강국건설과 우리(북한)국가의 전면적 부흥을 실현하는 유일한 진로”라며 “남에 대한 의존심과 수입병, 패배주의를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부단히 강도높이 벌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수입병’과의 투쟁 그러나 김정은도 안 신는 국산 운동화
“하지만 실제 신의주에서 생산한 국산 편리화와 운동화는 일반 주민은 물론 간부들과 잘 사는 사람들은 곁눈으로도 보지 않는 제품”이라면서 “언젠가 원수님(김정은)도 국산 운동화를 신고 등장했었지만 그 후에는 다시 보지 못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인민들에게 국내산을 강조하는 당국의 지시에 주민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간부들과 고위층은 전부 수입산 제품에 의존하면서 인민들에겐 국내산 이용을 강조하는 당국이 자력부강, 자력번영 타령이 웬 말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에서 국내산을 장려하지만 정작 쓸 만한 물건은 없다”며 “그나마 품질이 조금이라도 나은 국내산 제품은 외화벌이용 수출품으로 지정되었기에 일반 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인민소비품은 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의 요구와 달리 실제로 품질 미달과 공급 부족으로 주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그 외에 생산품의 품질 문제, 공급 부족까지 겹쳐 주민들은 당국의 국내산 장려 정책을 더는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