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들, 한국 대선후보 ‘북 인권’ 입장 공개

앵커: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과 국제인권연맹(FIDH)은 한국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두고 후보들이 보내온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0일 한국 대통령선거 후보들에게 8개 분야 인권 질의서를 보낸 인권단체 TJWG과 FIDH.

이들은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북한인권재단과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책임규명 필요성 등 북한인권 문제 전반에 걸친 질문에 대해 후보들이 보내온 답변을 공개했습니다.

당선 시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당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모두 그럴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후보는 특히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 공조가 필요하며, 제도적 공백도 복원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총회와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이나 공동 초안 작성국으로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도 김문수 후보는 그럴 것이라고 답했고, 이준석 후보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와의 연대는 중요하다”며 “공동 제안국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다만 권영국 후보는 “남북관계를 살피며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시 북한인권증진과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촉구할지에 대해선, 김 후보와 이 후보, 권 후보가 모두 그럴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이 후보는 “정상회담에서 인도적 사안에 충분히 의사를 피력하겠다”며 특히 납북자와 억류자 문제에 침묵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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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인권 침해 범죄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등을 위해 정보와 증거를 수집 및 보존, 분석하는 책임규명 체계 마련 필요성과 관련해서는 이 후보와 권 후보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 후보는 “책임 규명은 미래 정의를 위한 전제라는 점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증거에 기반한 접근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후보 “북 인권 체제 전복 도구화 반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는 개별 질문에 대한 답변 대신 북한 인권 문제 전반에 대한 견해를 전해왔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북한인권 문제를 북한 체제 전복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 후보는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문제 개입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으며, 북한인권 문제는 당이 소홀히 다룰 수 없는 과제”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인권 증진은 단기적 압박을 통한 고립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자유권과 사회권이 강화될 수 있도록 평화 정착, 교류 협력 등 장기적인 기반 마련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같은 이 후보의 입장은 지난달 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요청한 10대 인권 의제 답변 내용과 같은 것입니다.

이번에 공개한 답변 내용과 관련해 TJWG은 “대선 후보들이 인권 문제에 입장을 표명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새 대통령에게 북한 내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희석 TJWG 법률분석관의 말입니다.

[신희석 TJWG 법률분석관] 이런 문제들에 대한 인권 단체들의 요청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계속 반영이 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답변 내용을 기반으로 향후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행을 요구할 것입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정치분야 TV토론회가 열린 지난달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25.5.27
대선 후보 토론 중계방송 지켜보는 시민들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정치분야 TV토론회가 열린 지난달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25.5.27 (연합)

한국 대선 후보들은 선거 기간 동안 공약을 통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 왔습니다.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북한 주민 인권의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지율 2위 김문수 후보는 같은 달 후보 연설을 통해 “대통령이 되면 국내외 역량을 모두 모아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실효적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