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내부에서 ‘말없는 한국산 전기 밥가마’가 인기가 높습니다. 말하는 밥가마로 알려진 한국산 전기밥솥 ‘쿠쿠’의 음성 안내 기능을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해제하고 사용하는 현상이 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요즘도 한국산 밥솥이 인기가 높다”면서 “한번이라도 한국산 전기밥솥을 써본 사람들은 좀처럼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사용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잘사는 사람들이 찾는 한국산 전기 밥솥은 기존의 ‘말하는 밥솥’이 아니라 ‘말없는 전기밥솥’”이라며 “외국에 파견되었다가 귀국하는 간부들이 사용하던 가전제품을 들여갈 수 있게 허용되었기 때문에 반입이 용이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일부 북한 파견 간부들은 귀국 명령을 받으면 우선 현지 지인들에게 ‘한국산 전기밥솥’을 구해달라고 부탁한다”면서 “다만 제품의 음성 안내 기능을 해제한 ‘말없는 밥솥’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당에서 한국산 제품의 사용을 반동범죄처럼 정치적 문제로 본다고 선포했음에도 한국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며 “제품의 음성 기능을 해제하는 것 뿐아니라 밥솥 겉면에 안내문으로 쓰인 한글도 다 지우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산의 흔적은 모두 지워라
그러면서 “일부 간부들과 보위원들, 잘 사는 사람들의 집은 불시검열이 거의 없는 편이어서 한국산 제품의 이용이 가능하다”면서 “가끔 한국산과 중국산 밥솥 2개를 갖추고 중국산을 보이게 내놓고 한국산 밥솥은 숨겨두고 쓰는 현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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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오는 6월부터 얼어붙었던 조-중 국경분위기가 조금 풀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역회사들에서 물품 주문에 나서고 있다”면서 “그런데 일부 무역회사들은 밀무역을 기회로 특별히 한국산 전기밥솥을 주문하기도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산 전기밥솥은 밥맛이 좋고 품질이 좋을 뿐 아니라 사용기간도 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돈 있는 사람들과 사법기관 간부들이 많이 찾는데 “한국산 전기밥솥의 음성 기능을 해제하고 숨겨놓고 사용하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또 “말없는 한국산 전기밥솥이 인기를 끌자 밀무역을 하는 일부 회사들에서도 은밀하게 한국산 전기밥솥 구입에 나서고 있다”면서 “귀국하는 간부들이 사용하던 짐으로 포장해 세관을 통과하는 방안을 고안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당국이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현상을 정치적 범죄로 취급하지만 이미 품질이 월등한 한국 제품을 써본 주민들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욕망을 막을 수 없다”면서 “오죽하면 말하는 전기밥솥의 음성 기능을 해제해 말 못하는 전기밥솥으로 바꾸어 반입하겠냐”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