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사고 구축함’ 복구, 더디게 진행”

앵커: 북한의 신형 구축함 복구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시한 6월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전까지는 해당 작업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의 북한 전문 매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북한 신형 구축함 사고 복원 작업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분단을 넘어’가 공개한 지난 26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의 구축함 선수 부분은 육상에 걸쳐 있는 상태로 옮겨지지 않았고 선박 자체도 여전히 육상과 바다에 걸쳐 측면으로 누워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고 구축함’ 옆에는 잠수부 운용과 배수 및 공기 펌프, 조명, 전력 공급 등을 위한 지원 장비와 선박들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포착됐습니다. 또한 구축함 주변에서는 침몰을 막기 위한 약 6~8미터 크기의 부양 장비로 보이는 물체들도 포착됐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이 같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복구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함수 부분을 육지에서 이탈시켜 함의 균형성을 회복하는데 2~3일, 현측 복구에 10여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북한의 지난 23일 예측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분단을 넘어’는 구축함의 선수 부분을 옮긴다는 목표는 북한의 역량을 모두 투입하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구축함 상태를 진수 이전으로 복원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분단을 넘어’는 “북한이 침수된 바닷물을 빼내고 약 10일 안에 선수를 옮기겠다는 목표는 낙관적이지만 선박을 진수 전 상태로 복원하기는 어렵다”며 “선박을 수직으로 세운 뒤 전선 및 장비 교체, 염수로 인한 부식 제거 등 상당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2025년 5월 23일, 북한 청진항에서 진수식을 앞둔 신형 군함이 포착됐다.
2025년 5월 23일, 북한 청진항에서 진수식을 앞둔 신형 군함 포착 2025년 5월 23일, 북한 청진항에서 진수식을 앞둔 신형 군함이 포착됐다. (Planet Labs PBC / AFP)

“넘어진 구축함 복원, 어려운 작업 아냐”

이와 관련해 한국의 예비역 해군 대령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측면으로 넘어진 선박을 세워 바다에 띄우는 것은 어려운 작업은 아니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북한 구축함의 상태를 진수 이전으로 복원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6월 하순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전까지 사고 구축함을 물에 정상적으로 띄우는 등의 수습 작업은 마무리될 수 있겠지만 구축함을 완성품 수준의 상태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예측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장] 우리가 ‘진수’라고 하는 것은 선박의 상태가 물에 띄울 수 있는 상태지, 완성된 것은 아니거든요. 진수한 상태에서 해수를 넣고 케이블을 연결하고 모든 시스템을 완성해야 하는 과정이죠. 그래서 우리가 지금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배를 띄우는) 진수 복원 (여부)입니다. 배가 완성된 상태의 복원이 아닙니다.

이어 최 연구소장은 김 총비서의 6월 말까지 ‘복원’ 지시는 구축함이 물에 떠있을 수 있는 복원력의 회복을 의미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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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 23일 기존 사고 조사 결과를 수정해 “선저파공은 없었다”고 밝힌 것과 달리 구축함에 커다란 파공이 있다면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시일 이내에 복원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의 예비역 해군 대령 출신인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의 말입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사실 세우는 것부터 굉장히 난제일 것 같습니다. 크레인 같은 장비도 없는 것 같고요. 그 다음에 (북한이) 선체에 파공이 있다고 밝힌 적이 있었거든요. (그것이 사실이라면) 큰 부위를 교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어 문 교수는 “(시일 내에 복원을) 못하면 위장막을 세워 놓고 복구 완료를 주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22일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진수 과정에서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장을 지켜본 김정은 총비서는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행위”라며 구축함 복원을 6월말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까지 무조건 완료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