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품질 낮은 러시아산 밀가루에 불만

앵커: 최근 북한 일부 주민들이 북한 내에서 유통되는 러시아산 밀가루의 낮은 품질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4일 “최근 러시아산 밀가루가 (북한에) 대량 유입되어 양곡판매소와 골목시장(장마당)의 밀가루 가격이 떨어졌다”면서 “그런데 이 러시아산 밀가루가 품질이 낮다는 불만이 나온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양곡판매소와 일반 장사꾼들이 파는 식량 중에서 요즘은 러시아산 밀가루가 많이 거래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러시아산 밀가루가 옥수수 가루처럼 점성이 없는 저품질이어서 대중적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점성 없어 가공 어려워 “몇 년 묵은 것인가”

소식통은 이어 “과자, 빵, 국수, 만두, 꽈배기 등을 만드는 식재료로 사용되면서 입쌀가격보다 1~2천원 비쌌던 밀가루 가격이 요즘은 입쌀 1kg 1만 5천원인데 비해 러시아산 밀가루는 1만 1천원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통알 1 kg 옥수수 가격 8천원에 비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러시아산 밀가루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퍼지는 이유는 우리(북한)가 러시아에 무기와 군대를 보낸 사실 때문”이라며 “당국은 밀가루의 대규모 유입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인민군 파병소식에 이어 러시아 밀가루가 유입되니 그 대가로 (주민들이) 추측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거래되는 러시아산 밀가루는 몇 년 묵은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점성이 전혀 없다”면서 “얼핏 보기에 일반 밀가루와 같아 보여도 반죽을 하려면 다 부스러져서 순수 밀가루 음식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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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북한 신의주 인근 압록강 둑에서 수입된 밀가루 자루를 옮기는 북한 주민들.
2014년 1월, 북한 신의주 인근 압록강 둑에서 수입된 밀가루 자루를 옮기는 북한 주민들. 2014년 1월, 북한 신의주 인근 압록강 둑에서 수입된 밀가루 자루를 옮기는 북한 주민들. (Reuters)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27일 “최근 양곡판매소와 동네에서 거래되는 식량 중에 러시아산 밀가루가 많다”면서 “그런데 러시아 밀가루는 품질이 낮아서인지 가격도 눅다(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러시아산 밀가루가 대량 유입되는 가운데 주민들 속에서 당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되고 있다”면서 “우리(북한)의 귀한 자식들을 러시아의 전쟁판에 보내고 기껏해서 이 따위 밀가루나 받아오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제는 최고 지도자가 우리의 자식들을 생명이 위험한 러시아 전쟁터에 보낸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다”면서 “하지만 최근 러시아산 밀가루가 유입되면서 당국이 귀중한 생명을 한갓 저품질 밀가루와 맞바꾸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장사꾼들은 고급과자를 만들고 빵과 국수를 팔기 위해 입쌀 가격보다 비싸고 품질이 좋은 중국산 밀가루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