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주 북한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발생한 5천톤급 구축함 진수식 사고 여파로 청진시가 ‘초상집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1일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진행된 구축함 진수식에서 중대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진수식에 참가해 처음부터 사고 경위를 지켜본 김정은 총비서는 이를 ‘국가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킨 심각한 중대사고이자 범죄적 행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용납해서도 안되는 범죄’라고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22일 “최근 청진 조선소에서 구축함 진수식 도중 이탈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를 김정은 총비서가 ‘용납할 수 없는 범죄 행위’로 지적하면서 청진시가 초상집 분위기”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과거 청진조선소는 ‘만경봉 92호’ ‘삼지연호’ ‘장산호’ ‘두루봉호’ 등 5천톤급, 1만톤급 등 대형 선박을 제조한 선박기업소”라면서 “선박의 외형은 국내에서 제조하고 내부 부품은 러시아, 체꼬 슬로벤스꼬 등 유럽에서 조달해 완성하곤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후 청진조선소는 내부에 별도의 군수공장을 따로 분류해 잠수함과 어뢰정을 집중 생산해 왔다”면서 “조선소 내 군수공장 종사자들은 제2경제산하(군수공업부)에 제공되는 식량배급과 생필품도 정상적으로 공급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번 사고에 대한 관련자 처벌이 예상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사고 책임에 대해 총비서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용납해서도 안되는 범죄’라고 질책하면서 대대적인 처형 가능성도 대두되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하다보면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때마다 관련자들을 처벌하면 누가 기술개발에 나서겠냐”면서 “성공은 자신의 것이고 실패는 전부 아래 관계자, 간부들의 탓으로 돌리는 처사는 옳은 대책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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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최근 발생한 청진조선소 진수식 사고로 인해 대대적인 처벌이 예상되고 있다”면서 “청진시가 얼어붙었다”고 자유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관련 기술자 및 관계자, 가족까지 처벌 예상”
소식통은 “지난 21일 청진조선소에서 제조한 구축함 진수식이 원수님(김정은)이 참석한 1호 행사로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면서 “하지만 구축함이 한쪽으로 쏠리며 선체가 이탈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하면서 행사는 엉망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노동신문을 통해 ‘원수님은 청진조선소 구축함 진수과정에 발생한 사고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낙인했다고 밝혔다”면서“관련 기술자 및 관계자들과 가족들의 종신처벌까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부 주민들은 기술개발이나 제조단계에서 실패는 있을 수 있는 현상인데 불구하고 그 때마다 책임을 전부 관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26일 구축함 진수 사고조사그룹이 전날 리형선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부부장을 구속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22일에는 홍길호 청진조선소 지배인이 법 기관에 소환됐고 이어 24일에는 강정철 청진조선소 기사장과 한경학 선체총조립직장 직장장, 김용학 행정부지배인 등 조선소 실무 간부들이 구속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