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주한미군 철수 논의, 전혀 없어”

앵커: 한국 정부가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에 대해 미국 측과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한 논의를 벌인 바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23일 주한미군은 여전히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근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내놓은 입장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 관련 한미간 논의된 사항은 전혀 없다”며 “(주한미군은) 지난 70여 년간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며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외교부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상원 청문회에서 주한미군 철수 및 감축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고 미 국방수권법(NDAA)에도 주한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이 지속적으로 포함돼 왔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10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새뮤얼 퍼파로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머무르지 않는다면 북한이 침략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서도 적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이 감소된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날 함께 증인으로 출석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병력 감축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동해에서 러시아에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잠재력, 서해에서 중국에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는 잠재력, 그리고 현재 작동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23일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일축시키며 여전히 주한미군이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핵심전력으로 북한의 침략과 도발을 억제함으로써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왔다”며 “앞으로도 같은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미측과 지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한미군 병력의 변화가 있기 위해서는 양국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며 이를 위해 한미안보협의회(SCM), 한미군사위원회의(MCM)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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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2일 미 국방부가 약 2만 8,500명의 주한미군 가운데 4,500명을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다른 기지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계획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재검토의 일환으로 준비됐지만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식 보고되지는 않았습니다.

보라매공원에 조성된 세송이물망초의 연못
세송이물망초의 연못 보라매공원에 조성된 세송이물망초의 연못 (통일부)

통일부, 납북·억류·국군포로 상징 ‘세송이물망초 연못’ 개막행사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23일 ‘세송이물망초 연못’ 개막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오는 10월 20일까지 서울 보라매공원에 전시되는 ‘세송이물망초 연못’은 많은 사람들이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를 기억하고 그 가족들을 응원해주자는 취지에서 제작됐습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해 2월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를 상징하는 ‘세송이물망초’를 처음 공개하고 지난해 5월 열린 ‘2024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세송이물망초의 정원’을 조성한 바 있습니다.

또한 고교생 5명의 납북 장소인 선유도와 홍도에 송환기원비를 설치하고 억류 선교사들과 관련한 광고영상 제작 및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통일부는 “한국 국민들이 납북자, 억류자,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적 접근을 추진해왔다”며 “앞으로도 국민 공감대 확산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