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 여러 지역에서 가짜 돈표가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돈표가 기존 화폐보다 질이 낮아 위조가 쉽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북한 화폐는 2009년 11월 화폐개혁과 동시에 발행된 것입니다. 화폐 종이 등 질이 좋지 않은 데다 북한 주민들이 돈을 소중히 다루지 않다 보니 16년정도 사용된 화폐가 차마 돈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덜너덜합니다.
2021년 말 북한은 부족한 화폐를 대신할 돈표를 발행해 유통시켰습니다. 조선중앙은행이 발행한 이 돈표는 기존 화폐처럼 종이, 잉크 등 수입산 자재가 아니라 국산 자재를 사용했으며 5천원권과 5만원권 두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7일 “이달 초 신포시에서 5만원짜리 위조 돈표가 발견되었다”며 “위조한 가짜 돈표가 발견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몇 번 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한 여성이 저녁 부식물을 사려다 위조 돈표를 발견했다”며 “손으로 만져지는 종이 느낌이 이상해 자세히 살펴본 결과 가짜 돈표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 장사하는 그 여성이 물건을 팔면서 위조 돈표를 받은 것인데 누구한테서 받은 것인지 기억하지 못해 괜히 시달림을 받을 것을 우려해 신고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사용되는 돈표가 기존의 화폐보다 빳빳하지 못하고 얇은 느낌이 들며 실제로 힘을 줘 당기면 쉽게 찢어지는 등 종이 질이 좋지 못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다 낡아빠진 화폐를 대신해 임시 사용되는 돈표가 국산 자재를 사용하다 보니 질이 떨어져 위조가 쉬운 것 같다”며 “돈표가 기존 화폐에 비해 품위가 없어 돈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련기사

같은 날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돈표가 사용된 지 얼마 되지 않지만 위조 돈표가 자주 발견된다”며 “밤에 장사하는 사람들은 가짜 돈표를 받을까 몹시 우려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돈표가 사용되기 시작한 초기 많은 위조 돈표가 발견되었다는 말을 처음 들었고 그 후에도 여러 번 들었다”며 “음식 매대를 하는 친척도 지난 3월 어느 날 밤 5천원짜리 위조 돈표를 받았는데 당사자가 아이여서 욕만 하고 그냥 넘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5년 넘게 사용해 넝마조각보다 더 너덜너덜해진 낡은 진짜 돈을 위조하기 더 어려울 것 같다”며 “돈표에 위조를 막기 위해 꽃 문양 두 형태와 도드라진 글자 부분 등 위조방지 기법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위조한 가짜 돈표가 계속 등장하는게 걱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돈표를 사용한 지 몇 년 됐지만 사람들이 진짜 돈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짜 돈에 비해 돈표 도안(디자인)이 품위가 없고 종이 질도 나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무리 그렇다 해도 위조 돈표가 계속 발견되는 걸 보면 최근 몇 년간 생활은 계속 쪼들리지만 돈 벌기는 힘들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5만원짜리 위조 돈표를 받으면 하루 장사를 다 망치는 꼴이다 보니 사람들이 돈표를 받을 때 중앙은행 돈표라는 글자와 발행 년도가 있는 부분을 손으로 꼭 만져보고 돈표를 해빛(햇볕)에 반드시 비쳐보고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