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군, ‘한국형 전투기’ 최종 조립 단계 착수

앵커: 한국이 만든 첫 전투기 ‘KF-21’이 양산을 앞두고 최종 조립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오는 2028년까지 우선 20대를 생산해 공군에 배치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년 전,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이 이뤄지는 가운데 서해상에서 무장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한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당시 유럽산 공대공미사일 ‘미티어’(Meteor)와 ‘AIM-2000’을 탑재하고 첫 실사격에 잇달아 성공했습니다.

첫 양산 기체를 강원도 강릉 공군기지에 배치해 북한 항공 전력의 공중 도발에 초기 대응하는 방침을 검토중인 한국 군 당국은 20일 ‘KF-21’ 최종 조립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습니다. 조용진 한국 방위사업청 대변인의 말입니다.

[조용진 한국 방위사업청 대변인] 그동안 기체 구조물들을 개별적으로 생산했고 앞으로 생산된 기체 구조물들을 연결해서 항공기 외형을 완성하고 전자장비와 엔진 등을 장착해서 기능 시험으로 이어가는 첫 번째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KF-21이 본격적인 시험비행 단계에 진입한다는 의미로, 개발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오는 2028년까지 1차 생산분 20대를, 2032년엔 추가로 20대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7일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이뤄진 공군의 신형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그간 보여준 단거리 공대공 능력과 달리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선 것과 관련해, 러시아가 기술을 이전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19일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 19일)] (북한이 러시아 파병 대가로 전투기나 첨단 기술을 이전 받았을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인지, 또 어느 부분에 그런 도움을 받았는지는 분석이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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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독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KF-21에 장착될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개발하는 독일 방산업체에 대해 북한 해커들이 정보를 탈취하기 위한 공격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KF-21 최초양산 항공기 최종조립 착수
KF-21 최초양산 항공기 최종조립 착수 KF-21 최초양산 항공기 최종조립 착수 (KAI 제공)

당시 한국 방위사업청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부대 ‘김수키’가 독일 방산업체 ‘딜 디펜스’를 해킹한 것과 관련해 “한국 측이 입은 해킹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러 군사협력, 북 재래식 전력 향상시킬 것”

이런 가운데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에 따른 북한 군수산업 현대화가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철저한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변상정 북한연구실장과 김승우 연구위원은 이날 공개한 ‘최근 북한의 군수산업 현대화와 북러 기술협력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양국 군사협력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함께 재래식 전력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연구진은 “러시아의 기술이전은 북한의 군사기술 발전 속도와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무기 성능 및 기술적 결함을 개선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러시아의 기술이전이 북한으로 하여금 유엔 및 국제사회 제재를 우회해 군사기술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사례를 만들고 있다며, 자체적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기술적 문제와 전력 현대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방위산업 발전과 관련해선 러시아에 무기와 포탄을 공급하면서 새로운 세대의 북한 과학자, 기술자들이 그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고 전장에서 얻은 실전 경험도 향후 벌어질 국지 도발이나 남북 간 재래식 전력 충돌 상황에서 한국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지역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