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공대공미사일 실사격 훈련…“러시아 기술지원 가능성”

앵커: 북한이 최근 신형 공대공미사일 실사격 모습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공대공미사일 관련 기술을 지원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의 이성준 공보실장은 19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지난 15일 진행한 ‘공대공 미사일’ 사격훈련과 관련해, 당시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 훈련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으며 북한이 공개한 무기에 대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성준 실장은 특히 북한이 러시아 파병의 대가로 공대공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는지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실장은 “북한은 부품이나 재료 등의 문제로 전력화에 지연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고 이번 무기체계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러시아 기술지원 가능성에 대해)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어느 부분에 그러한 도움을 받았는지는 분석이 더 필요합니다.

군사전문기자 출신인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7일 기자들에게 배포한 ‘북한 공군 방공 공습훈련’ 분석자료에서 북한이 2021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행사에서 공대공미사일을 처음 공개한 후 4년 만에 실사격 장면을 공개했다며 북러 군사협력에 따른 러시아의 기술 이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유 의원은 또 북한이 레이더 등 항전 장비로 표적을 확인하고 유도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하는 기술, 공대공미사일 체계통합기술을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공개한 공대공 미사일 외형과 관련해서는 날개 배치 비율, 사다리꼴 날개 등을 볼 때 미국 ‘암람’, 중국 ‘PL-12’와 닮았다고 밝혔습니다. PL-12은 중국의 중거리 공대공미사일로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PL-12은 지대공, 함대공 발사도 가능한데, 유 의원은 북한 역시 공대공미사일 개발을 완료한 이후 지대공, 함대공 등 다양한 파생형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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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도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공대공미사일 관련 핵심기술을 지원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장 센터장은 “항공기가 공중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격추하는 것은 지대공미사일보다 훨씬 어려운 기술”이라며 북한이 러시아 위성 위치정보시스템인 ‘글로나스’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러시아의 글로나스라고 항법체계가 있잖아요. 방향이라든가 가속도라든가 이런 것을 좀 더 정밀하게 재려면 위성항법체계가 필요하거든요. 아마도 이제 그런 것을 쓸 수 있게 도움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장 센터장은 북한이 적 항공기를 탐지, 추적하는 등 공대공미사일의 ‘눈’ 역할을 하는 이른바 ‘시커’(Seeker)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제공 받았을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공대공미사일 비행체 설계에 있어서는 북한이 기존 중국, 러시아 공대공미사일을 모방 개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 15일 공대공미사일 앞에서 지시를 내리는 김정은 총비서의 모습.
지난 15일 공대공미사일 앞에서 지시를 내리는 김정은 총비서의 모습. 지난 15일 공대공미사일 앞에서 지시를 내리는 김정은 총비서의 모습. (연합)

앞서 17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15일 공군 방공전투 및 공습훈련을 현지지도했다며, 신형 공대공미사일로 보이는 미사일 실사격 장면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공대공미사일은 한국 공군도 아직 완성하지 못한 무기체계로, 한국 공군은 현재 ‘암람’ 등 미국, 유럽산 공대공미사일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국방정보본부 “북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과업 일부 진전”

한편 한국 국군 군사정보기관인 국방정보본부는 최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자료에서, 북한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제시한 국방 과업에 일부 진전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강대식 의원실이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공유한 답변자료에 따르면, 국방정보본부는 핵보유국의 핵무기 소형화 소요기간은 평균 7년인데 북한은 이미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 약 8년이 경과한 상태라며, 북한이 상당한 수준의 소형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서는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비행능력은 어느 정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탄두 대기권 재진입 능력은 아직 검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역시 동체 크기가 커지고 비행거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등 일부 기술적 전진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활공비행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을 볼 때 아직 개발 단계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밖에 국방정보본부는 북한의 핵추진잠수함과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은 초기 개발단계인 것로 평가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과업으로 극초음속 무기 개발, 수중 및 지상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잠수함 등을 제시했으며, 올해는 계획 이행의 마지막 해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