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통일각’ 현판 ‘판문관’으로 교체”

앵커: 판문점 북측 회담 시설인 ‘통일각’의 현판이 ‘판문관’으로 교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의 주요 회담과 접촉이 이뤄졌던 공동경비구역(JSA)의 북측 시설, ‘통일각’의 명칭이 바뀐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국가로 천명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19일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판문점 북측 지역에 있는 통일각의 현판을 지난해 1월 철거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통일각’ 현판이 있던 자리에 ‘판문관’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현판을 설치했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그 의도에 대해, 북한이 지난해부터 적대적 두국가론에 따른 통일지우기를 추진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통일각은 JSA 내 북한 측 회담 시설로 미북, 남북 간의 실무 회담, 정상회담 등 주요 교류가 이뤄진 상징적인 장소였습니다. 지난 2018년 5월에는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곳에서 정상회담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판문점에서의 남북 당국 간 회담은 현재까지 376회에 걸쳐 이뤄졌으며 이 가운데 통일각에서의 남북회담은 96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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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김 총비서의 적대적 두국가 천명 이후부터 ‘통일’, ‘남북관계’, ‘민족’ 등과 관련된 조직 및 기관을 정리하고 표현 및 기록물까지, 모든 흔적을 지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포’, ‘통일잔치날’ 등의 가사가 있는 ‘반갑습니다’ 노래 공연을 북한 당국이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갑습니다’는 남북 교류 행사가 열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불렸던 북한 노래입니다.

또한 북한은 한국을 더 이상 ‘남조선’으로 부르지 않고 ‘대한민국’으로 지칭하며 제1적대국으로서 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1차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지난 18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1차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연합)

한국 대선 후보들, 첫번째 공개토론

이런 가운데 21대 한국 대통령 후보들은 내달 3일 열리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난 18일 첫번째 공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경제분야에서의 공약을 발표하는 이날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한 견해를 일부 드러냈습니다.

한국 여당인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는 한국의 외교정책과 북핵에 대한 대응은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미국의 주한 미군이 주둔해 있고 미국의 핵잠수함이나 전략전폭기, 괌 주둔 미군, 주일 미군 등이 연대해서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2중, 3중 방어막을 치고 필요할 때에는 북한 핵심 지휘부를 궤멸시킬 수 있는 보복 타격 능력 등을 우리가 확실하게 확보할 때에만 안보가 유지되고…

이어 김 후보는 북핵에 대해 “비핵화는 매우 어렵고 핵균형 (정책)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도 한미동맹을 핵심 축으로 외교정책을 펼치면서 중국, 러시아와의 실용적인 외교정책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한미동맹 중요하죠. 앞으로도 확장, 발전시켜야 합니다. 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 포괄동맹으로 발전해 가야 하는 우리 외교의 기본축입니다. 그렇지만 거기에 완전히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배제, 적대 관계로 일부로 가져갈 필요는 없습니다. 외교는 언제나 국익 중심으로 실용적으로 가야 합니다.

이어 이 후보는 한국의 핵보유와 관련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인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동아시아의 이른바 ‘핵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재래식 군사력을 최대한 확장하고 미국의 핵 확장억제력을 최대한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