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이 고성능 휴대용 전파탐지기를 국경 보위부에 보급하고 한국 측과 통화하는 주민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주 의주군 보위부 반탐과 간부들에게 손에 들고 다니는 전파탐지기가 보급됐다”고 전했습니다.
“전파탐지기는 중국 손전화기로 남조선과 통화하는 월경자(탈북) 가족과 친척들을 단속해 정보 유출자를 잡아낼 목적으로 당국이 밀수입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전파탐지기가 어느 나라에서 제작된 것인지는 상표가 제거된 채 밀수입되어 알 수 없지만, 탐지 반경이 넓고 이상한 전파를 빠르게 포착하는 고성능 기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북한 당국은 국경 보안을 강화한다며 중국을 통해 수입한 대형 독일산 전파탐지기를 설치하고 해외 정보가 유입되거나 북한 정보가 유출되는 현상을 차단하는 데 주력해 왔다는 게 소식통의 지적입니다.
관련 기사
소식통은 “하지만 대형 전파탐지기는 전파 탐지 반경이 산에 올라가 남조선과 통화하는 전파 탐지까지 색출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며 “휴대용 전파탐지기는 이동하며 전파를 탐지할 수 있어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 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9일 “코로나 사태 후 국경 일대에는 감시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되어 그 어느 때보다 주민 감시가 강화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남조선과 통화하면 ‘간첩’...잡아내라”
특히 당국은 “남조선에 정착한 (탈북)가족과 통화하며 쌀 가격을 말하는 사람을 ‘간첩’으로 색출한다며 통화내용을 감청하고 잡아내는 전파탐지기를 설치했지만 탐지 거리에 제한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당국이 신의주를 비롯한 전국의 국경 지역 보위부 간부들에게 휴대용 고성능 전파탐지기를 보급한 것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 중국 손전화로 남조선과 통화하는 사람들을 잡아내려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어 “사복 차림의 보위원들은 휴대용 전파탐지기를 주머니에 넣고 새벽에 주로 살림집이나 산림 지대를 순찰하면서 전파 신호를 감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기존 전파 탐지기는 중국 손전화로 남조선과 5분 이상 통화가 이어지면 탐지되었는데, 휴대용 고성능 전파탐지기는 1분 이상 통화가 이어지면 즉시 탐지에 걸린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