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신형 구축함 건조 등 북한이 진행하고 있는 해군력 강화 작업 동향과 관련해 관련 부처들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해군력 증강이 핵전력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북한이 신형 구축함 건조와 조선소 공사 등 해군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분석을 위성 사진과 함께 내놓은 미국 북한전문매체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는 청진에 있는 조선소에서 5천톤 급 정도로 보이는 새 군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전했고, 38노스는 청진항 조선소에서 대대적인 공사를 진행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16일 사실 여부에는 말을 아끼면서도, 관련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의 말입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북한의 무기 개발 등 관련 사안은 유관부처 간 긴밀히 협의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는 북한이 최근 신형 5천톤 급 다목적구축함 ‘최현호’를 진수하고, 그로부터 사흘 만에 이뤄진 첫 무장 시험사격을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관했다는 관영매체 보도에 따른 것입니다.
당시 한국 국방부는 ‘최현호’를 전력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지난 1일)] 최현호가 공개는 되었지만 전력화에는 아마 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공개한 그 무기나 장비들을 보았을 때 러시아로부터 기술이나 자금이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해군력 증강 움직임이 이른바 ‘핵전력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국이 외교적·군사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INSS)의 최용환 책임연구위원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해군력 강화 동향이 우려스러운 것은 핵전력화와 연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최근 건조 중인 전투함들이 핵무기를 운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원양작전함대를 만들어 동해와 서해를 연결해, 활동 범위를 동서남북 전방위로 확대하는 것도 잠재적인 위험 중 하나라고 진단했습니다.
해군력 증강 과정에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는 등 북러 군사협력 강화를 촉진하고, 양국이 한반도 주변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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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책임연구위원은 한국이 이에 대응하려면 한반도 주변에서 ‘냉전적 갈등구조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며, 러·우 전쟁이 끝난 뒤 한러관계는 물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군사적으로는 북한 해군력 강화가 핵위협 역량 제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미동맹은 물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한미군사령관 “중·러 위협에 주한미군 주둔 필요”
이런 가운데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날 미국이 중국·러시아 측 위협을 상대하기 위해 한국에 지상군을 계속 주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AUSA) 태평양지상군(LANPAC) 토론회에서 본토와 인도·태평양 지역 간 거리를 극복하는 데 주한미군이 큰 역할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은 북한과 러시아, 중국 지도부의 셈법을 바꾸고 비용을 발생 시키며, 어떤 충돌 상황에서든 우리에게 또다른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지리적, 위치적 이점을 활용해 큰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을 받는 것을 우려하며 “북한은 우리가 그들이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방식으로 무기 체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자신들이 보유한 항공 수단에 탑재하는 방법을 배울 가능성도 우려한다”면서 “북한은 러시아와 협력하지 않았다면 몇 년이 필요했을 도약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한미일 협력은 관행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것을 막는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면서, 한반도에서 동원 가능한 모든 협력국들과 훈련하기를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